집중하다 말고 딴 할 일이 자꾸 떠오르는 이유: 자이가르닉 효과
타이머를 켜놓고도 머릿속엔 자꾸 다른 할 일이 끼어듭니다. 끝내지 못한 일이 왜 하필 집중하는 순간에 떠오르는지, 그리고 그 생각을 잠재우는 데 ‘완료’가 아니라 ‘계획’만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를 소개할게요.
타이머를 켜고 앉았는데, 머릿속에 갑자기 “아 참, 그거 답장 안 했지”가 떠오른 적 있으신가요? 지금 하는 일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일인데, 꼭 집중이 필요한 순간에 튀어나옵니다.
의지가 약해서라기보다, 끝내지 못한 일이 마음속에서 계속 신호를 보내고 있기 때문일 수 있어요.
마음은 원래 자주 딴 데 가 있어요
2,25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사람들이 깨어 있는 시간의 절반 가까이(46.9%)를 지금 하는 일과 상관없는 생각에 쓰는 것으로 나타났어요.[1] 스마트폰 앱으로 무작위 시점에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요?”를 물었는데, 딴생각을 하고 있을 때 기분도 함께 가라앉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마음이 딴 데로 새는 건 드문 실수가 아니라, 꽤 흔한 기본값에 가깝다는 뜻이에요. 그러니 딴생각이 들었다고 스스로를 탓할 필요는 없어요.
왜 하필 ‘끝내지 못한 일’이 떠오를까요?
이 현상을 실험으로 살펴본 연구가 있어요. 참가자에게 과제를 시작하게 한 뒤, 다 끝내기 전에 중간에 멈추게 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전혀 다른 읽기 과제를 시켰더니, 못다 한 과제에 대한 생각이 자꾸 끼어들었고 관련 없는 과제의 수행도 떨어졌어요.[2]
심리학에서 오래전부터 이야기해온 ‘자이가르닉 효과’, 즉 끝내지 못한 일이 마음에 더 오래 남는다는 현상과 같은 맥락이에요.
다 끝내지 않아도, 계획만으로 조용해질 수 있어요
흥미로운 건 그다음이에요. 연구진이 참가자에게 그 일을 “언제, 어떻게” 끝낼지 구체적인 계획만 세우게 했더니, 침투적인 생각과 수행 저하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2] 일을 실제로 끝낸 게 아니라, 계획을 세운 것만으로요.
마음은 일을 다 해내야만 조용해지는 게 아니라, 그 일을 언제 처리할지 알고 있을 때 조금 조용해질 수 있다는 것.
다만 이 연구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실험실 과제였어요. 여러 일이 한꺼번에 겹치고 마감이 촉박한 실제 업무에서도 똑같이 나타나는지는 조심스럽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잠들기 전에도 비슷한 모습이 보였어요
비슷한 결은 전혀 다른 상황에서도 확인됐어요. 잠과 집중은 서로 깊이 연결되어 있는데, 한 수면 연구에서는 참가자들에게 자기 전 5분 동안 글을 쓰게 했습니다. 한 그룹은 앞으로 해야 할 일을, 다른 그룹은 이미 끝낸 일을 적었어요.
그 결과 할 일 목록을 쓴 그룹이 더 빨리 잠들었고, 목록을 구체적으로 쓸수록 잠드는 속도도 더 빨랐습니다.[3] 이 연구 역시 20대 성인 57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실 환경이라, 다른 연령대나 집처럼 편한 환경에서도 똑같을지는 확실하지 않아요. 그래도 ‘해야 할 일을 머릿속 밖으로 꺼내놓는 것’이 마음을 가볍게 한다는 점은 앞의 연구와 닮아 있습니다.
집중 전 2분, 머릿속 목록 비우기
거창한 계획표가 아니어도 괜찮아요. 타이머를 켜기 전에 이렇게 짧게 적어보세요.
- 지금 하려는 일과 상관없이 머릿속에 걸려 있는 일 적기 (메일 답장, 택배 반품, 내일 회의 자료 등)
- 지금 당장 할 일이 아니라면, 언제 할지 한 줄로 정하기 (예: “점심 먹고 나서”, “내일 오전”)
- 집중하는 중에 또 떠오르면 멈추지 말고 목록에 한 줄만 더하고 하던 일로 돌아오기
이건 하던 일을 바꾼 뒤 이전 일이 머리에 남는 주의 잔여와는 조금 다른 이야기예요. 그건 이미 손댄 작업에서 남는 흔적이라면, 여기서 다루는 건 아직 시작도 안 한 일들이 미리 끼어드는 경우거든요.
하루 전체를 놓고 언제 무엇을 할지 더 촘촘히 정하고 싶다면, 시간을 블록으로 나눠보는 방법도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적고 나서, 한 구간 집중하기
머릿속 목록을 비웠다면 이제 한 가지 일만 남겨두고 시작해보세요. TabTalk 타이머를 켜기 전에 이 2분을 루틴처럼 붙여두면, 집중하는 동안 딴 할 일이 끼어드는 순간이 조금은 줄어들 수 있어요.
머릿속을 비웠다면, 한 구간 시작해볼까요?
TabTalk은 집중할 시간을 정하고, 다른 탭으로 이동했을 때 다시 하던 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집중 관리 서비스입니다. 웹에서 원하는 시간을 정해 바로 시작할 수 있어요.
참고자료
- Killingsworth, M. A., & Gilbert, D. T. (2010). A wandering mind is an unhappy mind. Science, 330(6006), 932. https://doi.org/10.1126/science.1192439
- Masicampo, E. J., & Baumeister, R. F. (2011). Consider it done! Plan making can eliminate the cognitive effects of unfulfilled goals.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101(4), 667–683. https://doi.org/10.1037/a0024192
- Scullin, M. K., Krueger, M. L., Ballard, H. K., Pruett, N., & Bliwise, D. L. (2018). The effects of bedtime writing on difficulty falling asleep: A polysomnographic study comparing to-do lists and completed activity lists.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General, 147(1), 139–146. https://doi.org/10.1037/xge00003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