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과학

해야 할 일을 앞두고 자꾸 미루게 되는 이유

2026년 8월 4일 · 6분 읽기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고 있고, 시간도 있습니다. 그런데 문서를 열기 전에 메일함을 한 번 더 확인하고, 영상 하나만 보고 시작하자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정신을 차려 보면 어느새 저녁입니다.

이럴 때 우리는 보통 “내가 의지가 약해서 그런가?”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미루기를 다룬 연구들은 의지 말고도 다른 이유가 있다고 말합니다. 미루기는 계획을 세우는 능력만의 문제가 아니라, 일을 시작하려는 순간에 올라오는 불편한 감정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미루는 건 단순히 게을러서가 아니에요

해야 할 보고서를 떠올려 봅니다. 그 순간 여러 생각이 따라옵니다.

“아, 귀찮다.”
“재미없을 것 같은데.”
“잘 못 쓰면 어쩌지?”

이런 기분이 불편하면 우리는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립니다. 유튜브를 켜거나 메일함을 확인하는 순간, 부담이 잠시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미루기는 장기적인 목표보다 지금의 기분을 먼저 달래려는 행동에 가깝습니다.[1]

문제는 그 효과가 오래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영상을 끄면 보고서는 그대로 남아 있고, 쓸 수 있는 시간만 줄어 있습니다. 지금의 나는 잠시 편해졌지만, 해야 할 일에 대한 부담을 미래의 나, 저녁의 나에게 넘긴 셈입니다.

그래서 계획표를 아무리 촘촘하게 짜도 잘 안 될 때가 있습니다. 일정을 잘 짜는 것과 시작할 때 드는 부담을 넘어서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유독 더 미루게 되는 일이 있어요

같은 사람도 모든 일을 똑같이 미루지는 않습니다. 설거지는 바로 하면서 과제는 사흘째 미룰 수도 있죠. 관련 연구를 보면, 유독 미루기 쉬운 일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1][2]

지금 미루고 있는 일을 이 목록에 대보세요. 막연했던 “하기 싫다”는 마음이 조금 더 구체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이유를 알면 시작 방법도 달라집니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까지 정해두기

“오늘 안에 보고서를 써야지”라는 계획은 쉽게 미뤄집니다. 시작할 시점이 정해져 있지 않으면 하루 종일 “지금 할까, 조금 이따 할까?”를 반복해서 고민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고민에서는 대체로 ‘조금 이따가’로 나 자신을 설득하게 됩니다.

이런 순간을 이겨내려면 먼저 작은 행동에 대한 목표를 정하고 시작합니다.

저녁 8시가 되면 책상에 앉아 보고서 첫 문단을 쓴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할지가 모두 들어 있습니다. 이렇게 “이 시간이 되면 이걸 한다”를 미리 붙여두면, 막상 그 시간이 됐을 때 할지 말지를 다시 고민하는 일이 줄어듭니다. 여러 연구를 종합한 결과에서도 이런 방식은 계획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3]

중요한 것은 구체적으로 정하는 것입니다. “내일 공부 열심히 하기”에는 시작 신호도 첫 행동도 없습니다. 내일이 되면 다시 처음부터 결정해야 합니다.

시작을 쉽게 만드는 세 가지 방법

1. 첫 목표는 우스울 만큼 작게

“보고서 끝내기”는 최종 목표이지 지금 시작할 목표는 아닙니다. 해야 할 일이 너무 크게 보이면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막막해집니다.

“문서 파일을 열고 제목 한 줄 쓰기”처럼 5분 안에 할 수 있는 크기로 줄여보세요. 이걸로 뭐가 달라질까 싶을 만큼 작아도 괜찮습니다. 작은 행동 하나가 일을 완성해주지는 않지만, 막연한 부담을 실제 행동으로 바꾸는 출발점은 될 수 있습니다.

2. 시작 시각을 미리 정하기

“시간 날 때 하자”라고 생각하면 시작할 순간이 계속 뒤로 밀릴 수 있습니다. 오늘 몇 시에 어디에서 시작할지 미리 정해두세요.

그 시간이 되면 처음부터 잘하려고 애쓰기보다, 정해둔 작은 목표 하나만 해보는 겁니다. 집중할 마음이 생길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작은 행동으로 집중을 시작해보세요.

3. 미룬 자신을 너무 몰아세우지 않기

“또 미뤘네. 난 왜 이러지?”라고 자책하면 해야 할 일을 떠올리는 것 자체가 더 불편해질 수 있습니다.

연구에서는 미루는 경향이 강한 사람일수록 자신을 너그럽게 대하는 정도(자기연민)는 낮고, 스트레스는 높은 편이라는 관계가 나타났습니다.[4] 다만 이것만으로 자책을 줄이면 미루기가 바로 사라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책에 오래 머무르기보다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행동을 정하는 것입니다.

어제 하지 못한 일은 잠시 내려두고, 오늘 할 수 있는 작은 목표 하나를 다시 정해보세요.

TabTalk으로 첫 5분 시작하기

시작하기로 마음먹어도 평소 보던 화면이 그대로라면 습관처럼 다른 탭으로 손이 갈 수 있습니다. 정해둔 시간이 되면 일단 타이머부터 켜보세요. 남은 시간이 눈에 보이면 지금이 집중하는 시간이라는 신호가 더 분명해집니다.

TabTalk 웹에서는 원하는 집중 시간을 정해 바로 타이머를 시작할 수 있어요. Chrome 확장 프로그램을 함께 사용하면 사이트를 집중용과 비집중용으로 나눌 수 있고, 집중 중 딴짓 탭으로 이동했을 때 톡이가 다시 알려줍니다.

하루 전체를 한 번에 바꾸려고 하기보다, 미루고 있던 일의 첫 5분을 여는 데 사용해보세요.

오늘 바로 해볼 것

  1. 지금 미루고 있는 일 하나를 5분 안에 할 수 있는 작은 목표로 바꾸기
  2. 그 일을 언제, 어디에서 할지 한 문장으로 적기
  3. 정한 시간이 되면 완벽하게 하려 하지 말고 정해둔 작은 목표부터 실행하기
  4. 미룬 날이 있어도 자책에 머무르지 않고 다음 작은 목표 정하기

미루기는 의지 부족만으로 설명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시작할 때 느끼는 부담을 알아차리고, 첫 행동을 작고 구체적으로 정하면 시작 문턱을 낮출 수 있습니다.

첫 칸을 작게 만들어두면 다음 행동으로 이어지기가 조금 더 쉬워집니다.


일단 5분만 시작해볼까요?

TabTalk은 집중 시간을 정하고, 딴짓 탭으로 이동했을 때 다시 집중할 수 있도록 알려주는 집중 관리 서비스예요. 웹에서 바로 타이머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출처

  1. Sirois, F. M., & Pychyl, T. A. (2013). Procrastination and the priority of short-term mood regulation: Consequences for future self. Social and Personality Psychology Compass, 7(2), 115–127. https://doi.org/10.1111/spc3.12011
  2. Steel, P. (2007). The nature of procrastination: A meta-analytic and theoretical review of quintessential self-regulatory failure. Psychological Bulletin, 133(1), 65–94. https://doi.org/10.1037/0033-2909.133.1.65
  3. Gollwitzer, P. M., & Sheeran, P. (2006). Implementation intentions and goal achievement: A meta-analysis of effects and processes. Advances in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 38, 69–119. https://doi.org/10.1016/S0065-2601(06)38002-1
  4. Sirois, F. M. (2014). Procrastination and stress: Exploring the role of self-compassion. Self and Identity, 13(2), 128–145. https://doi.org/10.1080/15298868.2013.763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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